30대 썸 첫 만남, 와인바에서 감정이 앞선 그날 밤. ‘같이 있고 싶어요’라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었던 그 순간,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이 카테고리는 필자(양관식 (가명))와 필자의 여자친구(오애순 (가명))의 지나간 연애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에피소드 형식으로 풀어가며, 각각의 에피소드에서 30대 중반을 살고 있는 평범한 남성으로서의 생각과 경험을 공유할 생각입니다. 이 글이 어떠한 형식으로든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를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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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바, 첫 만남의 밤은 생각보다 따뜻했다.
30대 연애는 이런걸까? 와인바에서 처음 마주한 그녀. 서점에서 번호를 주고받은 뒤 처음으로 직접 만나는 밤이었다. 긴장했지만, 분위기는 금방 풀렸다. 그녀는 여전히 리액션이 좋았고, 웃을 때마다 귀여운 말투로 대답했다. 서로에 대해 조금씩 이야기하며 웃고 마시고, 그렇게 우리는 편해졌다.
MBTI, 혈액형, 이상형, 그리고 연애할 때 어떤 스타일인지까지. 남사친 이야기도 나왔고, 연애 가치관도 공유했다. 생각보다 많이 닮아 있었다. 대화가 이어질수록, '이 사람 괜찮다'는 감정이 점점 커져갔다.
술은 어느새 두 사람 모두 취기가 살짝 오를 만큼. 그녀가 나보다 술을 잘 마시는데, 그날은 비슷하게 마셨다. 아마… 이미 조금씩 취하고 있었던 건 술이 아니라 분위기였던 것 같다.
벌써 새벽 1시를 넘긴 시간. 분위기는 끝날 기미가 없었다. 하지만 현실은 있고, 집에 갈 시간은 가까워지고 있었다. 나는 자연스럽게 그녀 집 쪽 방향으로 함께 걸어가며 데려다주었다. 밤공기는 차가웠지만, 마음은 이상하게 뜨거웠다.
그 길을 걸으며 우리는 각자의 연애사에 대해 이야기했다. 서로의 전 애인 이야기, 연애의 기준, 가치관, 그동안의 상처들…조금은 무거울 수도 있는 이야기들이, 그날은 참 편하게 오갔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그 대화를 나누는 동안 '이 사람과는 뭔가 통한다'는 감정이 확 와닿았다. 그냥… 잘 맞는 사람. 그런 느낌이었다.
선을 넘고 싶었던 마음, 나는 참지 않기로 했다.
30대 연애는, 계획보다 감정이 앞설 때 진짜 시작된다.
그녀 집 앞에 거의 다다랐을 때, 내 마음은 이상하게도 쉽게 정리가 되지 않았다. 마음과 머리속 하고 싶은 얘기가 있었지만, 일단 묻어 두고 택시를 잡았다. 그리고 쿨하게 다음 약속을 기약하며 인사하고 택시에 올랐다.
택시에 타고 나니 마음이 요동쳤다. 사실 나는 쉽게 다가가는 사람이 아니다. 하지만 그 시기, 나는 내 연애 스타일을 바꾸기로 결심했었다.
“소극적인 자만추는 이제 그만. 내 감정은 표현하며 살자.”
그날의 분위기는 솔직히, 조금만 더 다가가면 무언가 시작될 것 같은 온도로 데워져 있었다. 그래서 나는… 고민했다.
오늘, 같이 있고 싶다. 그냥 조금 더, 이 분위기 속에 있고 싶다.
결국... 못 참겠더라. 택시를 타고 나서, 결국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아주 조심스럽게, 그러나 솔직하게 말했다.
“실례가 될 수 있다는 거 알아요. 그런데.. 아무래도 말해야 겠어요.”
“혹시, 오늘… 같이 있을 수 있어요?”
이건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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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의 경험담
30대 연애의 시작에 있어서 단연코 이번 에피소드에서 제일 중요한 점은 마지막 멘트가 아닐까 생각한다. 이전 후일담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나는 이 시기쯤에 더이상 젠틀맨 역할은 그만하고 남자다움을 어필하려고 굳게 마음을 먹은 상태였다. 그 남자다움이라는 것이 보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이성으로서의 어필을 하는 것에 주저하지 않기로 했다.
나는 처음 만난 사람에게 저런 말을 한 것이 이 때가 처음이다. 그 전까지는 진지한 관계를 생각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조금 천천히, 그리고 신중하게 관계를 만들어가려고 노력했다. 그런데 그 천천히는 결국 loose해졌고, 신중히는 소심해졌다.
그 매너가 널 위한 매너냐, 그녀를 위한 매녀냐.
관계에서 '어떻게 하면 더 마음에 들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더 매력적인 남자가 될 수 있을까'를 고민했지만, 그 결과는 그냥 매력은 없는 매너남이었을 뿐이었다. 그래서 이 날은 과감하게 어필했다.
시간이 지나고 이 날 일에 대해서 여자친구에게 물어봤을 때, 여자친구는 그 말이 굉장히 별로였다고 했다. 감점이 많이 됐다고 했다. 하지만, 나는 돌아간다고 해도 똑같이 할 것이다.
나는 그냥 막연하게... 남녀 사이에는 무의식이라는 것이 작용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날 내가 한 행동은 그 무의식의 어딘가를 자극하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다 헛소리일 뿐일 수 있다. 그렇지만 나에게는 확실한 데이터가 있었다.
'한 평생 매너남으로 살았다가 이런 결과라면, 지금부터는 상직진남으로 살아보고 비교라도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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